처음으로 뉴욕에서 혼자 보내는 주말입니다..어쩐지 이상해요. 쓸쓸한 거 같은 기분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어딘가 자유로워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뉴욕에 오기 전 날, 밤을 새면서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내가 미친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없는 동안 엄마가 혼자 보낼 시간을 생각하면 내가 너무 이기적이기만 한 것 같아서, 엄마를 두고 혼자 도망가는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너무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오고 나니까 마음은 편해요. 혼자 된지는 겨우 몇 일 뿐이지만 아직 울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금요일부터 혼자 슬슬 지하철을 타고, 혹은 걸어서 유니언 스퀘어나 집 주변, 또 오늘은 학원이 있는 이스트 빌리지까지 나가 봤어요. 사실 오늘이 푸에르토리칸들의 퍼레이드가 있는 날이어서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5th Ave. 까지 나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던 탓인지 어쩐지 경찰들이 6th Ave. 에서부터 5th Ave.로 통하는 길을 막고는 열어주지 않더군요. 57번가에서 계속 어딘가 들어갈 길이 있을까 해서 올라가다 올라가다 센트럴파크까지 올라가버렸어요. 결국 들어갈 곳을 못 찾고 센트럴 파크에서 뒹굴거려볼까, 하다가 발길을 돌려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배도 슬슬 고팠고. N트레인을 타고 이스트 빌리지로 갔습니다. 일단 이스트빌리지에서 군데군데 있는 빈티지 샵들도 구경 좀 하고. 귀여운 신발들이 많았는데 다들 사이즈가 너무 컸어요. 안타까워라...
이스트빌리지 9번가.

찾아간 레스토랑 겸 카페는 cloister -덩굴로 덮인 인테리어로 잘 알려진 곳이라던데. 주말이라 2시인데도 브런치를 하더군요. 주스와, 커피, 과일이 포함된 가격이었습니다. 주문한 것은 Eggs Benedict.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인데, 어쩐지 사람들은 이걸 안 시키더군요; 오믈렛이나 샐러드류가 추천메뉴던데, 그거 시킬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어쩐지 미묘하게 제 입맛에는 딱 맞지 않더군요. 그래도 오렌지 주스랑 베트남 커피랑 과일 칵테일까지 포함되어있으니, 제법 착해요:D 그리고 감자가 참 맛있었어요. 감자만 팔았으면 전 그거 먹으러 다닐 것 같았어요.
참, 아무리 개인주의 국가라도 사람들은 언제나 밥을 함께 먹으러 다닙니다(..) 어제도 그랬지만 항상 혼자 가면 식당에서 신기하게 생각해요..;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슬슬 걸어서 근처의 톰슨 스퀘어파크로 갔습니다.
한가롭게 개 산책을 시키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고 생일파티를 하는 사람들.. 어쩐지 잠시 집과 친구들,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어요.
돌아가는 길에 찾은 Veniero's. 1864년부터 100년이 넘게 유지되며 아직도 많은 뉴요커들에게 사랑받는 집입니다. 번호표를 뽑고 차례대로 주문을 하는데 이걸 몰라서 더 기다렸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크놀리와 치즈케이크, 각종 빵과 케이크, 과자들로 가득한 진열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대단했어요. 그런데..사진이 없네요;
제가 주문한 건 슈크림에 라즈베리, 딸기, 그리고 크놀리 한 조각. 개당 약 1달러 선이네요. 무게를 달아서 판매합니다.
포장
제가 구입한 것들입니다.
맛은...HONEY, YOU'RE WORTH IT!!!!!
파티쉐가 누구야, 대체!! 나와 결혼해 줘!!
ㅋㅋㅋ..아주 달지 않아서 입에 잘 맞습니다. 개달 1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네요. 사진이 구려서 저 반짝거림과 과일과 크림의 멋진 조화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너무 좋아요:D
집에 들어오는 길에 물을 사오고 -혼자 살게 되면서 가장 귀찮은 일-..
..방금 깨달은 건데 저녁 거리를 안 사왔어..oTL
뭐, 괜찮아요, 괜찮아. 여긴 뉴욕이잖아요. 라면이 있어요:D.........
됐어, 잠이나 자버려oTL